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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 2019. 10. 21. 16:45

미국에 사는 우리 가족은 여름 방학이 3개월씩이나 되는 까닭에 방학이면 귀국을 해서 여름을 보냈다 2000년도 그해 여름은 동생에게 뭔가 특별했다 그 특별은 끊임 없이 이상한 일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가 사시는 시골에 내려가서 보냈다 할머니댁은 시골에서 흔히 볼수 있는 오래된 기와집이였고 화장실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문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어릴적부터 할머니댁의 화장실은 공포의 장소였다 약 13년전까지만 해도 흔히 말하는 푸세식으로 아래가 훤하게 뚫어졌고 볼일을 보고있자면 흰속이 불쑥 나와 빨간휴지? 파란휴지 줄까하기에 딱 좋은 장소였다
그래서인지 어두워지면 화장실에 가는 일이 아주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세월이 흘러 푸세식에서 최신식으로 화장실이 바뀌어서도 어릴적의 기억 때문인지 여전히 꺼려지는 장소로 비춰지고 있다

명절때면 사촌들과 손에 손을 잡고 떼를 지어 화장실 가던 기억이 난다 새벽에 자다 일어나 혼자서는 화장실을 가지 못했던 우리들을 위해 방안에 꼬옥 요강을 놔주시던 할머니도 생각이 났다

동생은 어릴적부터 유난히 겁이 많았는데 그런 동생에게 그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후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혼자는 못잤다

사건발생 어느 날 밤이었다 먼저 귀국한 동생이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 내려가 있을때다 늦은밤 자정이 안된 시작이었다

한창 아버지와 재밌게 tv를 시청하던 동생은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두운 마당을 지나 화장실까지 가는것 조차 두려웠던 동생이다 기어코 아버지를 끌고 나왔다

동생:아빠 어디가지 말고 나 나올때까지 기다려!

다 큰 처녀가 되어서 차마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려주라는 말은 못하고 근처에서 기다려 주라며 마루에 앉아계산 아버지에게 신신당부를 한후 어두운 마당을 지나 대문 옆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버지는 지켜보며 담배를 하나 꺼내 무셨다 볼일을 보고 일어나며 바지지퍼를 닫을려는 참이었다 무심코 왼편으로 고개를 돌린 동생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버리고 말았다

 


화장실 구조는 변기를 가운데에 두고 왼쪽편에 어른의 머리쯤 되는 부분에 그리 크지않은 직사각형의 창문이 나있고 변기를 정면으로 입구문이 있었다 동생이 무심코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렸을때 눈에 보인건 하얀 소복을 입은 귀신이었다

목 위로는 보이지 않았다 곱개 매여진 옷고름이 너무나 생생했다 아무리 봐도 너누나 생생한 소복과 그 흰빛 그리고 이해할수 없는 옷고름의 위치였고 누군가 서있긴 한테 보통키의 사람이라면 약 30센티정도는 공중으로 떠있어야 고름맨 부분이 보일텐데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화장실 옆은 할머니가 가꾸시는 과일정원 때문에 나무가 빽빽히 들어차있었고 이 밤중에 누군가 들어와 흰 소복을 입고 그곳에 서있는 자체가 말도 안됐다

귀신? 부들거리는 손으로 지퍼를 올리다 말고 움직이지 않는 두 다디를 질질 끌어 문쪽으로 다가가는 와중에도 창문쪽에서 눈이 떼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무섭고 당황스런 상황이지만 그쪽에서 눈을 때면 창문을 통해 그 귀신이 기어들어와 자신을 잡아끌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에 도저히 눈을 돌릴수가 없었다고 한다

몇 초가 한시간처럼 느껴지며 겨우 문에 다다랐을때였다 창문을 향해 정면으로 서있던 그 소복 귀신이 조금씩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간 숨이 막혀왔고 곧이어 하얀 목선과 뒤로 넘겨진 검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아마도 얼굴을 들이밀려고 하는것 같았다

동생은 재빨리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잡고 밀기 시작했다 평소 잘 안 열리던 문이었다 힘이 다 빠진 손으로 부들거리며 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두 눈은 창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미 목을 지나 턱선이 보일랑말랑 하고 있었다

동생:으악~ 아빠!!

크게 비명을 지르고 온몸을 밀어붙여 문을 열고 미친듯이 뛰어 마당을 가로질러 갔다 뒤는 쳐다볼 염두도 나지 않았다
동생의 비명에 마루에 앉아있던 아버지는 계단앞으로 내려오셨고 아버지의 손을 잡고서야 안심한 동생은 재빨리 뒤를 돌아 확인했다

화장실 창문에서 세어나오는 불빛으로 보아 창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호들갑을 떨며 자신이 본것을 설명했지만 아버지는 두려운맘에 헛것을 본것이라고 웃어 넘겼다
산전수전 다 겪으신 직업군인이시라 훈련하면서 무덤 옆에서 주무신것도 한 두번이 아니시라며 귀신 같은거에 코방귀도 안끼시는 아버지였다

어째든 그 일이 있은후 동생은 대낮에도 그 화장실에 절대 혼자 가지 않았다 물론 그 창문은 아예 닫아놓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덕분에 얼마 후 시골에 내려간 저는 매번 동생이 화장실에 갈때마다 따라가 줘야 하는 노가다를 해야만 했다

물론 저도 화장실에 갈때마다 오싹하긴 했다 간뎅이가 부었는지 밤에도 혼자 화장실에 잘 가곤 했었다 등골이 오싹한걸 즐기면서...

 

 

출처 네이트판 쯔위

Posted by 이야기odd